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벌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표에 익숙한 경제 엘리트지만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경부 차관보, 조달청장에 이어 2006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낸 권 이사장은 2018년 재단 이시장으로 선임됐다. 30년 넘게 경제 관료 길을 걷다가 사회공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예술에 조예는 깊지 않지만 중요성은 압니다. 사회 구성원이 문화예술을 얼마나 향유하는지가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2007년 설립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문화예술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왔다. 매년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저소득층 예술인재를 선발해 육성하고 국제콩쿠르까지 내보낸다. 농어촌 등 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곳을 찾아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 축제’도 열고 있다. “예술을 향유할 때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역 간 격차나 소득 수준에 따라 향유권이 달라집니다.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분야죠.”
지원 사업 중에서 가장 공들이는 건 인재 육성이다. 예술 장학생을 육성하는 민간재단은 국내에선 보기 드물다. 금호아시아나재단, 대원문화재단 등을 제외하고 다른 민간재단에서는 기성 예술인들의 창작을 지원해왔다. 육성은 공공기관의 몫이었다.
“예술은 공부와 달리 무대에 계속 세워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회를 제공해야 성공하는 분야죠. 저희 후원을 받은 장학생들은 선생님이 돼 후배들을 가르치고 또 소외계층에 예술을 선사할 겁니다.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는 겁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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