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車 퇴출' 앞당긴 도쿄도…2030년부터 친환경 신차만 판다

입력 2020-12-09 17:44   수정 2020-12-10 02:11

도쿄도가 일본 정부 계획보다 5년여 빠른 2030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등 순수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를 중단시키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도쿄는 영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석연료차를 퇴출시키는 곳이 된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지난 8일 도의회에서 “2030년까지 도내에서 판매되는 신차를 모두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도쿄도는 2030년까지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기차를 구입하는 도쿄도민에게 30만엔(약 31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목표를 2030년까지 화석연료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강화한 데 대해 고이케 지사는 “대도시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탈석탄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2030년대 중반께 휘발유차 판매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휘발유차 퇴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2030년까지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한 국가는 영국이 유일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 퀘벡주, 중국 등 친환경차 비중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 나라들도 휘발유차 판매 중지는 빨라야 2035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의 탈휘발유차 목표 시점은 2040년이다. 도쿄는 2003년에도 디젤차의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해 순수 디젤차를 대부분 퇴출시키고 대기질을 크게 개선한 사례가 있다.

도쿄도가 10년 내 화석연료차 판매를 중단시키기로 함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의 개발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도쿄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440만 대로, 도요타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에 이어 2위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경차의 휘발유차 비중을 낮추는 것이 우선과제로 꼽힌다. 도요타 계열 경차 전문업체로 일본 내 판매량 4위인 다이하쓰공업의 주력 차종은 모두 휘발유차다. 다이하쓰 관계자는 “도요타의 기술력을 살려 우선 저가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서두르고 장기적으로 전기차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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