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나무가족 이야기

입력 2020-12-09 17:38   수정 2020-12-10 00:48

빙판처럼 매끄러운 수면에 기묘한 형태의 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수평선 위로 펼쳐진 은빛 하늘이 나무들과 신비하게 조화를 이룬 이 장면은 사진가 김석은이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맹그로브나무를 촬영한 ‘나무가족 이야기’ 연작의 하나다.

얕은 바다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나무는 새끼를 낳듯 번식하는 태생식물이다. 가지의 가장자리에서 작은 묘목을 틔운 뒤 바다에 떨어뜨린다. 그래서 맹그로브나무 가족은 농경사회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순도순 모여 산다. 김씨는 바다에서 일가를 이뤄 생존해가는 맹그로브나무에 매료돼, 멀고 먼 숨바섬을 여러 차례 왕복하며 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는 바람과 빛과 구름 등 나무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자신이 원하는 한순간을 이룰 때까지 기다려 셔터를 눌렀다. 고요한 수면과 하늘 그리고 다정히 선 나무들이 초현실 세계처럼 드러났다. 바다에서 거친 풍파를 함께 이겨내며 생존하는 맹그로브나무들을 통해 작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서울 신문로2가 갤러리 ‘5컬처레움’에서 23일까지 전시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