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요도시 경쟁력 순위에서 서울의 성적표가 또다시 하락했다. 평가대상에 오른 48개 도시 가운데 39위를 기록한 집값 등 삶의 질이 원인이었다.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9일 발표한 '2020년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순위(Global Power City Index 2020·GPCI)'에서 서울은 8위에 올라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단계 떨어졌다. 2017년까지 6년 연속 6위에 올랐지만 2018년 이후 순위가 밀려 8위까지 떨어졌다. 1~2위는 런던과 뉴욕으로 9년째 선두권을 유지했다. 도쿄와 파리도 5년째 3~4위를 유지했고, 싱가포르도 2011년 이후 줄곧 5위에 올라있다.
세계도시종합경쟁력 순위는 모리재단이 2008년부터 매년 조사·발표하는 연차 보고서다.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 등 6가지 항목에 70개 지표를 적용해 종합경쟁력을 평가한다. 전세계 연구소와 시장 조사회사가 발표하는 도시경쟁력 순위 가운데 서울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다. 2018년 5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TV 토론회에서 "국가경쟁력이 26위로 떨어지는 사이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6위로 올라섰다"고 인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6가지 조사항목을 모두 합한 종합점수에서 서울은 1163.1점을 받아 7위였던 지난해보다 42.5점이 떨어졌다. 9위 홍콩의 종합점수가 20.7점 떨어졌지만 10위 상하이가 1년만에 85.7점 오른 1108.9점을 받아 8위 자리 수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목 별로는 경제 20위(224.5점), 연구·개발(R&D) 6위(132.0점), 문화·교류 11위(158.8점), 주거 39위(300.5점), 환경 15위(165.점), 교통·접근성 12위(181.9점)였다. 48개 도시 가운데 39위를 차지한 주거가 서울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음을 알 수 있다.
주거 항목은 근무시간과 같은 일하는 환경과 집값 및 물가 등 거주비용, 치안, 가게와 식당의 수 등 14개 지표를 종합한 삶의 질을 의미한다. 서울의 순위는 12위 도쿄(345.0점), 18위 오사카(337.7점), 26위 후쿠오카(322.3점), 34위 싱가포르(308.4점), 37위 상하이(305.0점), 38위 홍콩(303.0점)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의 도시보다 낮았다. 극심한 인구집중과 환경오염으로 수도 이전을 결정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가 40위(293.4점)로 서울보다 순위가 한단계 낮았다.
도쿄는 경제 4위(273.7점), R&D 3위(155.0점), 문화·교류 3위(155.0점), 주거 12위(345.0점), 환경 18위(163.6점), 교통·접근성 7위(213.3점)로 환경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보다 순위가 높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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