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무역전쟁 사령탑에 중국계여성…美의 '지피지기' 전략

입력 2020-12-10 12:17   수정 2020-12-1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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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중국계 미국인 여성 캐서린 타이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수석 무역고문(45·사진)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타이 내정자는 중국계지만 대중 강경파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캐서린 타이 내정자는 의회 참모를 무역 담당 최고위직으로 발탁한 이례적 인사라 평가하면서,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할 경우 USTR을 이끄는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수장이 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코넷티컷주에서 태어나 워싱턴에서 자란 타이는 워싱턴 명문 사립 시드웰 프렌즈 스쿨을 졸업하고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았다. 1996~1998년엔 중국 광저우대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어에도 능통한 타이 내정자의 경력은 정부와 의회에서의 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2007~2014년 USTR에서 중국 담당 변호사로 일했고 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해 새로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민주당이 주장한 노동자 보호 조항을 넣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민주당 하원의원 10명은 바이든 당선자에게 타이를 USTR 대표로 임명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타이가 USTR 대표로 임명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통상정책들을 조정하거나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올해 정식 발표된 USMCA의 이행 문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부과한 관세 이행 또는 조정하는 문제 등이 당면과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계속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에 부과한 막대한 관세를 계속 부과할지, 아니면 조정할지도 관심사다.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당장 철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이는 지난해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의 행사에 패널로 참석해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 공격적이고 대담한 조치를 위해 정말 강력한 정치적 지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8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보다 더 나은 공격이 필요하다며 관세에 방점을 둔 무역 전쟁과는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원한 관세 전쟁과는 차별화한 방법론이 역설한 것이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론 와이든 민주당 의원은 타이의 USTR 대표 지명 예정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타이는 USTR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국 노동자들에게 승리를 안겨준 그녀의 과거 업적들은 그녀가 미국 가족들에게 중요한 가치를 어떻게 옹호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신속한 인준을 촉구했다.

로이터는 "'무역 차르(러시아어로 황제)'로 불리는 이 자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핵심 동맹과 관계를 재건하고 미국 내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처벌하려는 가운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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