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수는 99만8000쌍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5만4000쌍 줄어 처음으로 100만쌍 미만이 됐다. 통계청은 작년 11월1일을 기준으로 결혼한지 만 5년이 되지 않는 부부를 신혼부부로 분류하고 있다.
신혼부부 수가 줄어든 것은 결혼을 선택하는 데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이 수반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살 집을 구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율은 42.9%로 2018년 43.8%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최근에 결혼한 부부일수록 이같은 경향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1년차 신혼부부 중 70.1%는 무주택자였다. 무주택 비율은 2018년 67.5%에서 2.6% 뛰었다. 2년차는 61.6%에서 62.7%로, 3년차는 55.6%에서 57.0%로 각각 뛰었다. 반면 이 정부 출범 전에 결혼한 5년차 부부는 무주택 비율이 46.8%에서 46.6%로 소폭 줄었다.
신혼부부가 소유한 주택 가액(2020년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을 보면 1억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구간의 비중이 36.7%로 가장 많았다. 3억원 초과는 23.5%로 1년 전보다 3.0%포인트 올랐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2.2%포인트 오른 69.8%였다.
출산에도 주택 소유 여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2018년 0.74명에서 지난해 0.71명으로 줄었는데, 무주택자의 감소 폭은 -0.4명으로 유주택자의 -0.2명보다 컸다.
빚은 크게 늘고 있다. 초혼 신혼부부 중 금융권 대출 잔액이 있는 부부 비중은 85.8%(85만6972쌍)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금 잔액 중앙값은 1억1208만원으로 1년 사이 1208만원(12.1%) 늘었다. 주택 소유 부부가 1억467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8790만원) 보다 약 1.7배 높았다. '영끌'로 집을 산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통계에 올해 집값 폭등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들어 전국 주택 가격과 전세가격이 대폭 오른 것을 고려하면 내년 신혼부부 통계는 더욱 악화됐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