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지주회사 한진칼에 이어 또 다른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물류 계열사 ㈜한진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한진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생 PEF운용사 HYK파트너스는 최근 ㈜한진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냈다. HYK파트너스는 현재 ㈜한진의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으로 27.69%를 갖고 있다.
HYK파트너스의 이같은 행보는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다. HYK파트너스 최대 출자자는 섬유회사 경방이다. 경방은 HYK파트너스가 올해 5월 조성한 펀드에 900억원 가량을 출자해 90% 정도 되는 지분을 갖고 있다. 경방은 이어 5개월만인 지난 10월 보유하고 있던 ㈜한진 지분 전량을 HYK파트너스 펀드에 시간외 방식으로 넘겼다. ㈜한진에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한 형태로 바꾼 것이다.
경방은 당시까지만 해도 ㈜한진의 지분매입 목적을 '수익 창출을 위한 단순 투자'로 밝혔었다. 그러나 HYK파트너스는 지난달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방식으로 회사 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다"면서 "㈜한진의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 중인 또다른 펀드 운용사 KCGI와 HYK파트너스의 연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발하며 소송 등을 제기했던 KCGI는 ㈜한진의 택배사업 분리 매각 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CGI는 당초 ㈜한진 지분율이 10%를 웃돌았지만, KCGI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는 사이 HYK파트너스(경방)가 지분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KCGI는 ㈜한진 지분은 전량 처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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