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 소유자 "이사 계획 있다" 10명 중 1명 뿐

입력 2020-12-10 17:37   수정 2020-12-11 03:20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들의 이사 계획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피데스개발이 대우건설·이지스자산운용·한국자산신탁·해안건축과 더리서치그룹에 의뢰해 지난 10월부터 2개월간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주거 공간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93명(9.3%)만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21.5%)에 비해 12.2%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사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 계획이 있다’고 밝힌 사람 중에는 ‘기존 주택 매각 후 다른 주택 매입 이사’를 꼽은 응답자가 94.6%를 차지했다. 이어 ‘기존 주택 임대 후 다른 주택 임대 이사’(4.3%)와 ‘기존 주택 매각 후 다른 주택 임대 이사’(1.1%)란 답변이 뒤따랐다.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필요한 공간으로는 ‘거실’이란 답변이 66.0%로 많았다. 이어 ‘주방·식당’(60.0%) ‘베란다·발코니’(48.8%) ‘안방’(43.1%) ‘현관’(40.5%) 순으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집에서 요리하는 빈도’(75.6%), ‘주거 공간 내 활동 시간’(75.2%) ‘음식 주문 배달 빈도’(67.1%) 등이 늘어난 것으로 답했다. 반면 줄어든 것은 ‘모임 회식 빈도’(95.6%) ‘다중이용시설 출입 빈도’(94.8%) ‘야외공원 방문 빈도’(62.3%) 등이었다.

조사팀 관계자는 “거실 주방 발코니 모두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방에서 일하고 식사하고 휴식까지 취하는 주거 형태가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호하는 주택 형태는 ‘스마트 주택’(28.6%) ‘조경 특화 주택’(21.2%) ‘건강 주택’(17.8%) ‘고급 인테리어 주택’(10.6%) ‘커뮤니티 특화 주택’(10.2%) ‘친환경 에너지 절감 주택’(6.7%) 순으로 응답했다. ‘스마트 주택’을 꼽은 응답은 지난해(22.1%)에 비해 6.5%포인트 증가한 반면 ‘커뮤니티 특화 주택’은 지난해 (20.3%)보다 10.1%포인트 줄었다.

조사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 공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수요에 맞는 새로운 공간 상품 개발과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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