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같은 이유로 기업들도 캘리포니아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조격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본사를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이전한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유명 벤처기업가 조 론스데일이 설립한 8VC와 클라우드 업체 드롭박스도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의 주 법인세율은 8.84%(단일세율)인 데 비해 텍사스에선 주 법인세가 없다. 이 밖에도 캘리포니아주가 졸속적인 녹색에너지 정책과 토지사용 제한 등 좌파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업환경이 황폐화하고 있는 점이 기업들을 내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캘리포니아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지금 한국 현실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기업규제 3법’ 제·개정을 강행한 것은 캘리포니아주 못지않다. 탈(脫)원전을 한다면서 탄소중립까지 선언한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캘리포니아주와 닮은꼴이다. 한국은 친(親)노조 정책까지 더해져 캘리포니아보다 기업환경이 더 나쁘다.
인재와 기업은 세금이 적고 규제가 없는 곳으로 모이게 마련이다. 돈도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재와 기업이 싫어하는 방향으로만 법과 제도를 바꾸고 있다. 주마다 세율과 규제환경이 다른 미국에선 다른 주로 이주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도 못하다. 고(高)세율과 규제를 견딜 수 없으면 해외로 나가든지, 사업을 접는 수밖에 없다. 국부와 일자리를 밖으로 내쫓는 꼴이다. 국내 유수 기업과 기업가가 어느 날 갑자기 해외로 나가버리는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머스크의 텍사스 이주를 남의 나라 일처럼 여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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