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을 맡고 있는 김현아 전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무지·무시·무능 3무(無)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도 집값을 잡지 못한 원인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작동되는 시장 기능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에 수요가 몰리는 건 희소가치 때문”이라며 “이런 희소가치를 없애줘야 하는데, 이 정부는 희소가치에 돈을 투자한 사람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시장 기능을 무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한국에서 집은 가족들과 안식을 취하는 삶의 쉼터이자 자산 형성의 중요한 수단”이라며 “이런 욕망을 억누르려고만 하지 말고 물꼬를 터줘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 인간의 욕망에 대해 무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책은 생물인데, 효과가 안나타나면 약을 바꾸거나 투약 용량을 달리해야 하는데 이 정권은 너무 무능하다”며 “가진자와 갖지 못한다, 강남과 비강남권으로 편가르기를 해 끊임없이 표 계산을 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대규모 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재개발·재건축”이라며 “서울에서 지은지 30년 이상된 낡은 주택을 허물고 추가로 좀 더 지으면 60만호 이상을 신규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서울시가 매년 짓는 10년치 분량의 신규 주택이 늘어날 수 있는데도, 정부는 그걸 빼고 대책을 내놓으니 집값 잡기가 너무 힘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개발·재건축이 부작용도 있지만, 큰 공공 투자 없이 양호한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주택 수요자들이 점점 고령화 돼 부담금을 낼 여력이 없어져 10년만 지나면 민간 스스로 재건축·재개발을 못한다고 할 것이고, 이는 전부 정부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현실정치, 사회변화 운동에 참여한 훌륭한 학자”라면서도 “학자인 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려 할텐데 정치가 망쳐놓은 부동산 시장이 학자의 이론적 실험장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변 후보자가 주장해 온 토지임대부(토지는 정부가 갖고 건물만 분양), 환매조건부(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소유자가 매각 때 공공기관에 되파는 방식)에 대해선 “이론적으로는 명분이 있는 아이디어이지만, 적용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한계가 있어 집값 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의 역세권 고밀화, 복합화 개발에 대해서도 “물량이 많지 않다”며 “역세권 말고 기존 도심 주거환경도 좋고 교통도 좋은 데 집만 낡은 곳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 못한다”고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그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투자의 기능을 적절히 배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재개발·재건축 확대 ‘+α’방식의 ‘착한 공급’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권에 따라 들쭉날쭉 하지 않은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공급 △주택 생산 단가는 줄이고, 부족한 부분은 금융제도를 통해 열심히 벌어서 갚을 수 있게 해 서민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단순히 주택만 짓는게 아니라 주택 주변의 공원, 건강과 관련한 것을 같이 제공하는 복합 개발 등이 대책에 담길 것이라고 했다.
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yshong@hankyung.com
▶인터뷰 상세 내용은 12월 14일 발간되는 한경비즈니스 1307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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