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산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 특허 세계 1위를 차지했다.
10일(현지시간) 유럽특허청(EPO)는 '특허와 4차 산업혁명-데이터 주도 경제를 가능케 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하고, 2000년부터 2018년 사이 전 세계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제 특허 패밀리(IPFs)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IPF는 전세계 특허청 중 두 곳 이상에 특허출원한 고부가가치 발명을 뜻하는데, EPO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4만개 달하는 신규 IPF가 출원됐다. 이는 전세계 특허활동의 10%가 넘는 규모다. 그만큼 IPF에 대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뜻한다는 얘기다.
이 중에서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기술로 1만2000개가 넘는 IPF를 출원해 1위를 차지했다. EPO는 "이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전체 발명의 4.6%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2위 일본 소니(6401개)와의 차이는 무려 6000여개다. 삼성전자는 2018년 한 해에만 2000여개 IPF를 출원했다. 이들 뒤를 이은 LG전자는 6290개의 IPF를 출원해 3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IPF 출원 수의 최근 가파른 증가세에도 주목했다. EPO가 2000~2009년, 2010~2018년까지 기업 순위를 구분한 결과에 따르면 두 기간 모두 1위에 오른 삼성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에서 5.2%로 상승했다. LG전자는 2000~2009년엔 17위였지만, 2010~2018년에 2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지자체와 기관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연 평균 22.7%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4차 산업 혁명 관련 분야의 전 세계 모든 특허의 10%를 출원해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혁신 클러스터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상위 20개 클러스터 중 베이징과 디트로이트에 이어 성장세로는 3위를 기록했다. EPO는 "대한민국 전체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 활동 중 86%가 서울에서 이뤄졌으며 서울에서 출원된 특허의 3분의 2는 삼성과 LG로부터 나왔다"며 "이에 힘입어 한국의 혁신 활동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 평균 25.2%라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고 전했다.
기관 등 분야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해당 기간 사이 1500개가 넘는 IPF를 출원해 전 세계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들을 통틀어 1위에 올랐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636개), 캘리포니아대(334개)를 큰 차이로 제쳤다. KAIST는 7위를 기록하며 미국 MIT 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