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첫날인 10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에어비앤비 주가는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폭등했다. 전날 상장했던 미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는 공모가 대비 86% 상승하는 등 상장 주식들이 잇따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주가는 이날 146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144.71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68달러) 대비 112.8% 뛰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초가 146달러를 기준으로 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은 1016억달러(약 110조 83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시총 420억달러)와 힐튼(290억달러)을 합한 것보다도 큰 액수다.
에어비앤비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로 경영난을 겪었다. 이에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가까운 1900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고,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여행하려는 소비자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되살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에어비앤비에는 희소식이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의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올 여름만 해도 우리의 상장을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우리는 믿기 힘든 여정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최근 미 증시에서는 기업공개(IPO)에 나선 회사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은 올해 미국 증시에서 IPO에 몰린 자금을 155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업체가 자료를 취합한 1995년 이래 최대 규모다. WSJ는 "1999년 닷컴 열풍 당시의 IPO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YT는 "투자자들이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 수익성이 없는 스타트업의 가치가 현실과 동떨어진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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