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미국 뉴욕시가 또 다시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어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내고 “뉴욕 시내의 모든 식당은 14일부터 실내 영업을 해선 안 된다”고 발표했다. 금지 조치를 언제 풀 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성명에 따르면 식당 손님들은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할 수 있지만 뉴욕이 이미 초겨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테이블 식사가 어렵다. 뉴욕 일대는 체감 기온이 이미 영하권으로 접어든 상태다. 다만 포장·배달 영업은 가능하다.
뉴욕에선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1만1000명 씩 나오고 있다. 사망자는 하루 100명 안팎 발생하고 있다.
뉴욕 시내 식당들의 영업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미식가의 천국’으로 꼽혔던 뉴욕 식당가는 지난 3월부터 정상 영업이 중단돼 왔다.
지난 9월 30일 수용 인원의 25% 범위에서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됐으나, 이번 조치로 결정타를 맞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실내 영업 중단 조치로 요식업계가 충격을 받겠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연방정부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뉴욕시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힘을 얻어선 안 된다”며 쿠오모 조치를 지지했다.
뉴욕 내 상당수 식당들은 영업 부진 여파로 이미 폐업한 상태다. 하버드대 부설 코로나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뉴욕주 내 178만 개의 소기업 중 27.8%가 문을 닫았다. 이중 상당수는 요식업종이란 분석이다.
텔시 어드바이저그룹의 밥 더링턴 애널리스트는 “뉴욕 등의 셧다운 조치가 이어지면서 요식업계의 위기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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