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의 내로남불…'생파' 당일엔 "불편해도 잠시 멈추자"

입력 2020-12-14 11:34   수정 2020-12-14 11:56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 도중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빌미로 파티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모임 당일인 지난 7일 SNS에 "불편해도 잠시만 멈추자"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에게는 '방역' 의무를 촉구하면서 본인은 지인들과 파티를 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잠시만 멈춰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틀 연속 600명대를 넘어서며 엄중한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 함께 잠시 멈춰야 한다"고 적혀있다.

윤 의원은 "8일 자정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며 "다함께 모여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쁨을 나누어야 할 때이지만 무엇보다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 잠시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마음으로 연대한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 게시물을 지난 7일 오후 3시29분에 올린 뒤 지인들과 생일 파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당일 SNS에 지인들과 식당에서 와인잔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길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 기원. 꿈 이야기들 나누며 식사"라는 글을 올렸다. 길 할머니의 생신을 기념한 자리였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길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생파' 논란과 관련 "윤미향 사건의 본질을 언론에서 완전히 잘못 짚었다"며 "그건 코로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세상에 본인이 빠진 생일 잔치도 있나요. 생일축하 문안 인사라면 모를까, 엉뚱한 사람들이 왜 남의 생일에 모여서 와인을 마시냐"라고 했다.

이를 두고 진 전 교수는 "법정에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이 (공판)준비기일이었다. 혐의 중에 치매 걸리신 어르신께 거액을 기부하게 한 게 있다. 사기죄다"며 "그것 때문에 바람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 출신인 윤 의원은 현재 업무상 횡령·배임 등 8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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