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뒀는데…자고 일어나니 분해된 벤츠에 '당혹'

입력 2020-12-14 15:10   수정 2020-12-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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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딜 브렉시트까지 겹쳐 침체의 늪에 빠진 영국에서는 주차도 마음 편히 하기 어려워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버밍엄 인근 웨스트 브롬위치에 거주하는 사업가 폴 햄튼(56)은 최근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집 앞에 주차해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쿠페가 너덜너덜하게 분해된 상태로 있었기 때문이다.

햄튼은 자신의 차가 부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전문적으로 분해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도둑들은 차량에 벽돌을 괴어 바퀴를 분해했고 양쪽 문과 앞좌석, 보닛, 트렁크 문 등을 떼어갔다. 남아있는 뒷좌석과 앞 범퍼 등에도 분해 흔적이 있었다. 사라진 부품들은 커넥터도 정교히 분해된 상태였고 전선을 자른 흔적도 없었다.

햄튼은 "차량 정비에 전문적인 5~6명이 팀을 이뤄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라텍스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았고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분해했다. 평범한 도둑이 아니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번호판이 범퍼에서 떨어진 것을 보면, 누군가가 방해해 중간에 분해 작업을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1000 파운드(약 145만원) 상당의 센서가 있는 범퍼와 전조등, 뒷좌석을 떼려 한 흔적이 남았다고 알려줬다. 그들은 더 많은 부품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적이 드문 밤 사이 자동차 전문가로 구성된 도둑들이 보닛과 문, 앞좌석 등을 탈거한데 이어 뒷좌석과 범퍼 등을 추가로 떼어내려 했지만, 주변 사람이 오가는 등 범행이 여의치 않아지자 절도를 멈추고 도주했다는 추론이다.

햄튼은 "아침에 일어나 본 광경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런 충격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1만4000파운드(약 2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은 코로나19와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이 -11.3%로 1709년 ‘대혹한’ 이후 3세기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160만명을 넘어선 실업자도 내년 여름이면 26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도 연내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전제로 추산한 것이기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영국의 GDP가 즉각적으로 2% 감소하고 향후 5년간 경제 규모 감소폭이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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