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K콘텐츠주 시가총액 100조 시대'를 예상하는 이유는 대어들이 줄줄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인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RPG 등과, 웹툰 중심의 카카오페이지 등이 후보들이다.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시장에서 대박을 낸 크래프톤은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예상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0조원에 달한다. 상장 게임사 투톱인 엔씨소프트(20조원)와 넷마블(11조원)을 넘어선다. 현재 장외에서는 주당 16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1분기 1분기에는 매출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으로 엄청난 수익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2,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613억원, 1675억원으로 낮아졌다. 일각에서 실적에 비해 예상 주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메이저 게임사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은 시총 27조원 수준이다. 올해 1~3분기 누적이익이 1조711억원으로 크래프톤의 2배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엔씨소프트는 시총 20조원 규모다. 올해 누적이익은 크래프톤(6813억원)과 비슷한 6680억원 수준이다.
신작 성과에 따라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10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엘리온’을 출시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공전 히트를 내긴 했지만 실적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30조원은 과대평가"라며 "앞으로 IPO 과정에서 가격이 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RPG도 내년 상장을 예상하는 기업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 1년 넘게 IPO 소식이 없다. 다만 주관사를 정한 후 통상적으로 3년 내에는 상장을 마무리 짓기 때문에 내년 중에는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스마일게이트RPG는 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한 후 9년 만에 처음 이익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 늘었다. 영업이익도 43억원을 기록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러시아에 출시에 이어 9월 일본에도 출시됐다. 일본에서는 사전예약에 10만명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도 내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이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번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다음웹툰에서 연재되는 웹소설과 웹툰을 기반으로 카카오M에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제작한다. 드라마와 영화로 인지도를 높인 웹소설과 웹툰은 재소비되는 순환 구조다. 대표적으로 웹툰 ‘이태원 클라쓰’,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실적이 좋아지는 것도 IPO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매출은 37% 늘어 2571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21억원 수준으로 6년만에 100배 성장했다.
이밖에도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모비릭스, 드라마 제작사인 래몽래인, 드라마 배급사인 코퍼스 코리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이언트 스텝 등이 IPO를 추진 중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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