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가 좋고 전투를 즐기는 두 신예기사의 대결이었다. 백16은 77에 붙이는 정석도 가능했다. 백26은 76에 둬서 살아두는 편이 무난했다. 27·29로 귀를 잡은 흑이 편한 출발이다.
백은 74 이하 90까지 벽을 쌓고 흑 중앙을 공격한다. 하지만 백 왼쪽도 엷은 것이 문제다. 흑99·101의 행마가 당당하다.
초반부터 잘 운영하던 흑인데, 109가 큰 실수였다. 두고두고 후회되는 수가 됐다. 이 수는 141로 연결했다면 꽤 좋은 국면이었다.
백110이 예민한 승부호흡으로 줄곧 불리했던 바둑을 단숨에 낚아챈 승착이다. 우하귀에 팻감이 많기 때문에 승부수가 제대로 통한 모습이다. 팻감이 없어서 둔 139는 안 되는 수다. 148까지 흑 대마가 비명횡사했다. 인공지능에 따르면 수순 중 127로 참고도였다면 여전히 흑이 약간 좋은 형세라고 한다.
대마가 뜬금없이 잡히고도 이런 냉정함을 갖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150수 끝, 백 불계승)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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