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반지'와 같은 착용(wearable)장치를 이용해 지속해서 측정한 체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초기 단계에서 짚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공학과 조교수 벤저민 스마르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4일 온라인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증상을 자각하기 전 발열 현상을 보이며, 착용 장치를 이용한 지속적인 체온 측정으로 이를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온 측정 착용 장치를 코로나19 '조기 경보스시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핀란드 신생 기업인 '오우라(Oura)'가 판매 중인 스마트 반지 '오우라 링(Oura Ring) 사용자 6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템프리딕트(TemPredict) 1차 연구 결과와 코로나19 감염자 50명의 체온 측정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당시 모두 오우라 반지를 끼고 있었으며, 템프리딕트 연구에 참여하면서 연구진에게 감염 때 스마트 반지로 측정한 자료를 제출했다.
오우라 반지는 체온과 호흡, 심박수 등 신체 리듬을 지속해서 측정하고 모바일 앱을 이용해 자동 기록한다. 연구팀은 이들 체온 측정 자료를 통해 50명 중 38명에게서 코로나19 증상을 느끼거나 병원을 찾기 전에 발열 현상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들의 발열 신호는 미미한 것이 아니라 발열 차트상 불이난 것처럼 보였다고 스마르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오우라 스마트 반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신체리듬을 측정할 수 있는 착용 장치가 다양한 만큼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간의 체온은 개인마차 편차가 있고 시간에 따라 변화가 있어 현행 출입구 등에서 이뤄지는 일회성 현장 체온 측정은 코로나19 감염자를 찾아내는 데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체온을 장기적으로 지속 측정해 개인별 기준 체온을 파악하고 이 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상이 50명밖에 안 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스마트 반지를 통해 증상이 미미하거나 느낄 수 없을 때 감염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에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애슐리 메이슨 박사는 "착용 장치로 코로나19 감염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면 격리와 검사를 더 일찍 시작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템프리딕트 연구를 통해 발열과 기침, 피로 등과 같은 코로나19 주요 증상의 발현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올해 안에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과 같은 다른 감염병의 조기 진단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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