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이하 화이트박스)가 LG그룹의 계열 분리에 반대를 표명하는 서한을 LG 측에 보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약 6조76억원(5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화이트박스는 지난 3년 간 LG그룹의 지분 1% 정도를 보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트박스는 최근 LG그룹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명백하게 유리한 대안이 있음에도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이트박스는 "인적 분할로 LG의 현재 순자산 가치의 약 2%가 빠져나가며 LG전자의 현금 1조8000억원 중 9%가 쪼개질 것"이라며 "LG는 현재 순자산가치의 69% 수준인 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종 기업 중 최고의 기업 지배구조로 평판이 난 '한국의 신사' LG까지 소액주주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거래를 제안한 것은 '코리안 디스카운트'(한국 기업이란 이유로 주가가 저평가되는 현상)가 지속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LG그룹 측은 "이번 분사로 전자, 화학, 통신 등 다른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전략이 보다 구체화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와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곳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주)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회사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신설 지주사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한 뒤 이를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거느리게 되는 것이다.
LG그룹은 내년 3월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고, 같은 해 5월1일자로 존속회사 (주)LG와 (주)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시킬 전망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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