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는 15일 1.29% 오른 7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12%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는 4분기 약 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470% 급증한 수준이다.
실적 개선 요인은 경기 회복의 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이 8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전기동 가격은 t당 7750달러다. 3분기 평균(6525달러)보다 19% 높다. 전기동은 구리의 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분해로 정련한 구리를 뜻한다. 전기·전자, 통신 분야와 전기차 등에 두루 쓰인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중국이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전기동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LS는 구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대표적인 그룹이다. 비상장 계열사인 LS전선은 전기동이 제조원가의 약 50%를 차지한다. 판매 가격에 전기동 가격을 연동시키기 때문에 전기동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도 올라간다. 또 구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 인프라 투자 제품인 전선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전기동 가격이 t당 6000~7000달러대를 유지할 때를 사업하기 좋은 구간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S니꼬동제련은 구리 원석을 사 전기동을 생산한다. 권선·통신선이 주력인 미국 계열사 슈페리어에식스는 동 가격이 오르면 재고자산 평가이익이 늘어난다. 동 가격에 실적이 그대로 연동되기 때문에 1, 2분기에는 적자를 냈으나 3분기부터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했다.
글로벌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LS일렉트릭과 트랙터를 제작하는 LS엠트론의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신재생 발전 수요가 급증한 것도 LS전선에는 기회다. 해상풍력단지에 들어가는 초고압 해저케이블은 넥상스(프랑스), 프리즈미안(이탈리아), 스미토모(일본), LS전선 등 네 곳이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현재 LS전선의 수주 잔액은 1조4000억원 정도다.
세계적으로 ‘그린 뉴딜’ 바람이 불고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이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5배에 불과한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경기에 민감한 지주회사의 주가 수익률이 높았다고 하나금융투자는 분석했다. 현재 VIX지수는 20포인트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VIX지수 10포인트대에서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회사인 효성과 상장 자회사 합산 시가총액 대비 저평가돼 있는포스코와 현대중공업지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