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확진자는 지금까지 1689만 명 발생했습니다. 공식 인구가 3억3188만 명이니, 총 인구 대비 5.1%가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지요.
인구가 밀집한 미국 동부 지역에 겨울 폭풍이 강타했기 때문에 확진자·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러스와 추위 간 상관 관계가 높습니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월도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금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2억2263명입니다. 중복을 감안하지 않은 숫자입니다. 인구 1백만 명당 검사자 수는 67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인구의 67%가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는 의미이죠. 세계에서 검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코로나 환자가 급증한 배경 중 하나는 코로나 검사가 다른 어느 국가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던 배경도 이것입니다.
미국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유럽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국의 코로나 검사자 비중은 전체 인구 대비 71%에 달합니다. 프랑스는 45%, 스페인 53%, 이탈리아 40%, 독일 36% 등입니다.
반면 한국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총 339만7000여 명에 그친다는 게 월도미터의 집계입니다. 전체 인구(5129만 명) 대비 6.6%에 불과하죠. 1백만 명 당 6만6233명만 코로나 검사를 받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낮은 쪽에 속하는 건 물론 미국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코로나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검사 받지 않은 사람이 많을 수 있지만, 무증상 상태에서 얼마든지 전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손쉽고 편리한 검사 절차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이미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미국은 연말까지 화이자 백신 2500만 회 외에 모더나 백신 2000만 회를 배포할 예정입니다.
최초 접종 물량은 당연히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몫입니다. 최일선에서 바이러스 퇴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죠. 내년 초에는 비의료 분야의 필수업종 종사자로 접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일반인 접종은 빠르면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일반인은 내년 3월 말이나 4월 초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내년 6월쯤엔 미국에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지요.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아주 높은 확실성으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될 것”이라며 “다만 면역이 생길 때까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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