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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듯한 한 해의 끝자락. 그나마 다가오는 크리스마스가 12월을 버틸 수 있는 한줄기 마음의 위안이다. 아름답게 차린 크리스마스 식탁, 이 그림에 가장 어울리는 테이블웨어 중 하나는 245년 역사를 지닌 덴마크의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이다.
로얄코펜하겐의 역사는 1775년 덴마크 줄리안 마리 황태후의 후원으로 왕실에 도자기를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100년간 왕족이 운영하며 왕실에만 보급하다가 1868년 민영화됐다. 이후에도 여전히 왕실의 용인 아래 ‘로열’이라는 칭호를 유지하며 식기 이상의 가치, 왕실 전통과 문화에 대한 덴마크 사람들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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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코펜하겐은 다양한 예술가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때의 원칙은 ‘인지’와 ‘리뉴얼’.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245년의 유산을 제대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어 전통과 소통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을 이른다. 이 때문에 로얄코펜하겐의 식기는 과거와 현재의 제품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어떻게 믹스 매치해도 잘 어울린다. 그중 2000년 카렌 키엘고르 라르센과 함께 선보인 ‘메가’(블루 플레인의 문양 중 일부를 확대한 패턴)와 2008년 루이스 캠벨과 함께 선보인 ‘엘레먼츠’(전통적 제품 저마다의 상징적 디자인 요소를 결합해 모던하게 표현)는 이들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준다. 2018년에는 1779년 출시한 패턴 No.2 블루 플라워를 재해석해 ‘블롬스트’를, 2019년에는 1892년 출시한 ‘시걸’ 패턴을 재해석해 디너웨어 컬렉션 ‘하우’로 재탄생시키며 고전미와 현대미를 아우르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그릇장 속에 쟁여뒀던 그릇을 꺼내 식탁을 아름답게 채워보면 어떨까. 일상의 럭셔리는 멀리 있지 않다.
구선숙 <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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