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올해 3분기 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 2분기(-10.1%)보다는 호전된 흐름을 보였다. 국내 기업의 매출은 작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매출 감소폭은 크게 줄어드는 등 '침체 터널'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매출 감소율이 둔화된 것은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2분기 -12.7%에서 3분기 -1.6%로 상당폭 회복했다.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장비 업종의 매출 증가율이 3분기 2.7%로 전분기(-17.3%)에 비해 크게 좋아진 덕분이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삼성전자 등기계·전기전자 업종 매출 증가율도 9%로 전분기(-1%)에 비해 나아졌다.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은 지난 3분기 6%로 전분기(4.7%)와 비교해 1.3%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에는 1000원을 팔면 47원을 벌었던 기업들이 3분기에는 손에 쥐는 돈이 60원으로 늘었단 뜻이다. 보다 실속 있는 장사를 한 것이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6.4%로 전분기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계?전기전자업종의 매출이 뛰자 3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분기보다 4.4%포인트 상승한 8.7%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처럼 반도체·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체의 실적이 급반등했지만 호텔·외식업체들의 형편은 악화일로다. 호텔·외식업체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0.21%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하지만 이자보상배율은 8.52%로 100%를 크게 밑돌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00%를 밑돌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대상 호텔·외식업체엔 CJ푸드빌 신세계푸드 아워홈 호텔농심 부산롯데호텔 디딤 등이 포함돼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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