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뚫고 주가가 급증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종가 기준 올해 초(1월2일 종가 5만5200원) 대비 32.7% 오른 7만3300원으로 마감했다. LG전자는 9만69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5% 뛰었다.
특히 두 회사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4~5월께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6~7개월만에 대략 50%, LG전자는 100% 급등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인 66조96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겼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이던 2018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LG전자 역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인 9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조원 가량 증가한 37조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전자는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도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은 매출액 260조1000억원, 영업이익 46조4907억원이다. LG전자는 매출액 67조3316억원, 영업이익 3조6076억원이다.
특히 D램은 내년에 5세대 통신(5G) 본격 활용,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 인텔의 새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인한 서버 교체 등 호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정전 사태와 지진까지 함께 겹치며 대만산 반도체 공급 차질 이슈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내년도 2분기부터 D램 가격 반등폭은 전 분기 대비 두 자릿 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그간 시스템반도체 공정에 활용하던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차세대 D램 생산 등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일찌감치 착수한 상태다.
파운드리 시장선 대만 TSMC에, 이미지 센서에선 일본 소니 등 선두업체에 밀렸던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의 본격 성장도 기대된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은 올해 17조3000억원에서 24% 증가한 21조4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히 내년 큰 성장이 기대되는 파운드리는 7나노(nm) 이하 선단공정 파운드리 시장 수요가 점증하는 가운데 공급사는 국한돼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선단공정 제조에 필수적인 EUV 노광기 확보와 3나노 GAA 공법 도입 등 '장비와 기술에 투자' → '고객사 유치'의 선순환 과정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VS사업본부는 수주 확대에 따른 내년 첫 흑자 전환으로 매출과 이익성장을 견인하고, MC사업본부 역시 사업조정과 생산효율화로 의미있는 적자 축소가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두 부문의 합산 영업손익은 전년대비 4654억원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내년 VS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6조8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실제 코로나19로 고전한 올해도 수주잔고는 60조원(추정치)으로 전년 대비 7조원 증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수익성인 전기차 부품 관련 수주와 매출이 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매출 내 전기차부품 비중은 과거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C사업본부도 적자 폭을 줄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MC사업본부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확대해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적자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ODM 생산방식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맡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해당 공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내년 ODM 비중은 전체 물량 중 70%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LG전자 MC사업본부는 원가구조 개선이 가능한 ODM 중심의 사업구조로 재편한 상태"라며 "내년부터 MC사업본부의 적자는 ODM 비중 확대와 중저가 5G 폰 중심의 선택적 마케팅(북미, 한국)으로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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