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성추행 혐의' 오거돈…"기억 안 나지만 혐의 인정"

입력 2020-12-18 13:37   수정 2020-12-18 16:24


오거돈 전 부산시장(사진)이 약 반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장직 사퇴로 이어진 직원 강제추행 의혹과는 또 다른 성추행 혐의 때문이다.

지난 6월2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이후 사실상 자택에서 은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오거돈 전 시장은 18일 또 한 번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검은색 외투와 검은색 챙이 달린 모자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변호인과 함께 부산지법 후문으로 출석했다. 시장 재직 시절보다 초췌해진 모습으로 보였다.

변호인은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가 주장한) 혐의를 인정한다. 부산시민들과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오거돈 전 시장의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전구속영장에는 앞선 강제추행 외 또 다른 직원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 직권남용, 무고 등이 추가됐다.


또 다른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앞선 강제추행 의혹 당시에도 경찰이 수사했지만 피해자 진술과 입증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후 보강 조사를 통해 녹취록 등 관련 입증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거돈 전 시장이 추가 성추행 관련 입막음을 위해 직원을 다른 지역 부처로 인사 조치한 것과 관련해선 직권남용 혐의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자 오 전 시장이 강용석 변호사 등 가세연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서는 무고 혐의가 적용됐다.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부산지법 밖에서는 오거돈 성폭력 사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7일 공개한 피해자 탄원서와 성명서를 낭독하고 오 전 시장을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오거돈 성폭력 사건 발생일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고 피해자는 여전히 시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법원은 권력형 성폭력의 실상이 얼마나 처참한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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