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연말 전국적인 고강도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
18일(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총리는 로마 키지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탄절이 낀 이달 24∼27일, 새해 첫날 전후인 이달 31∼내달 3일, 주현절(주님 공현 대축일) 연휴인 내년 1월 5∼6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봉쇄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에는 건강·업무상 사유나 응급 상황 등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이 제한되고 음식점·주점 등 비필수 업소와 상점은 모두 문을 닫는다.
이는 코로나19 1차 유행 때인 지난 3∼5월 약 10주간 내려진 봉쇄와 유사한 수준이다.
연휴가 아닌 이달 28∼30일, 내달 4일에는 외출은 허용하되 이동 범위는 거주하는 도시 또는 마을 이내로 제한한다. 음식점·술집은 봉쇄 기간과 마찬가지로 계속 문을 닫지만 그 외 일반 상점은 영업이 가능하다.
현재 시행 중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의 야간 통행금지는 계속 적용된다.
콘테 총리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지만 가혹할 수 있는 바이러스 유행을 막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봉쇄 기간에도 집에 가족·친지·친구 등의 외부 손님을 최대 2명까지 초대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을 받은 국가다. 1차 유행이 지난 뒤 여름 휴가철 방역을 소홀히 하면서 2차, 3차 유행이 이어지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중이다.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8000명에 달하고, 하루 사망자 수는 7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누적으로는 각각 192만2000여명, 6만8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유럽 최대 규모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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