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오픈뱅킹의 이용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등록 계좌는 9625만 개, 조회·이체 이용 건수는 24억4000만 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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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앱에서 이들 금융사 계좌의 거래내역을 한눈에 확인하고, 수수료 없이 송금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금융사 앱에서 B·C은행과 D·E증권, F협동조합, 우체국 계좌를 등록해 통합 관리할 수 있다. 핀테크업체를 통해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에서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모든 금융사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저축은행과 카드사들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오픈뱅킹 참가기관이 확대될수록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소비자는 다양한 곳에 자금을 예치하고 하나의 앱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어 편익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려면 금융 앱의 ‘오픈뱅킹’ 메뉴로 들어가 타행계좌 등록과 이용약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른 금융사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일괄 등록할 수 있다.
‘핀테크 육성 모범국’으로 꼽히는 영국을 뛰어넘는 속도다. 영국은 2018년 오픈뱅킹을 도입했지만 사용자는 200만 명(경제활동인구의 6%) 정도에 그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대형 은행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들은 오픈뱅킹을 쓰면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상품을 쏟아내는 한편 신규 가입자에게 경품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을 통해 ‘핀테크 경쟁 촉진’을 노리고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주도권을 갖고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지급결제 전산망을 업권 전체에 표준화된 기술방식(오픈API)으로 개방한 것이 핵심이다. 오픈뱅킹에 참여한 업체는 은행과 일일이 제휴하지 않아도 모든 계좌의 조회·이체 업무를 구현할 수 있다. 금융위는 내년 1월 1일부터 오픈뱅킹 참여업체들이 다른 금융회사에 지급하는 조회 수수료를 3분의 1 수준으로 더 낮추기로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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