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증가세를 기록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출 급감과 생산차질로 최악의 한 해를 우려했지만 2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반기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SUV 등 레저용 차량 판매량은 세단 판매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국내 승용차 시장의 판도를 바꾼 한 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세단이 아닌 레저용 차량이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레저용 차량의 비중은 51.9%다. 이 비중은 5년 전까지만 해도 38.3%에 그쳤다. 레저용 차량 판매 급증은 출퇴근 및 여행 시 대중교통보다 자차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진 데다 ‘차박(차 안에서 즐기는 캠핑)’ 등을 즐기는 레저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56만1568대. 올해 팔린 레저용 차량 10대 중 9대가 SUV인 셈이다.
‘베스트셀링’ SUV는 7만6892대가 팔린 기아자동차의 쏘렌토가 차지했다. 지난 3월 4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월평균 1만 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5만8822대), GV80(3만745대) 등 대형 럭셔리 SUV도 증가세를 거들었다. 소형 SUV 판매는 지난해 16만 대에서 올해 약 20만 대로 급증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올해 돌풍의 주역이었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9만6084대)은 작년 대비 약 2배 급증했다. G80과 GV80이 각각 4만9000대, 3만 대의 판매액을 올렸다. 올해 전체로는 첫 1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수입차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1~11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4만34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했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차량 판매가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서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수입차협회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테슬라(1만1601대)까지 합하면 지난달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5만 대를 넘어선다. 이달 약 5000대만 더 판매되면 기존 최고치였던 2018년 26만705대를 넘어선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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