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세종서 '자율주행 셔틀' 첫 운행

입력 2020-12-20 18:05   수정 2020-12-28 15:54


국내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일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손잡고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승객이 ‘콜택시’처럼 앱으로 호출하고 요금을 내는 국내 첫 서비스다.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 방식의 무인 자동차가 일상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앱으로 부르면 ‘로보택시’ 출동
지난 18일 시작된 이 자율주행 서비스는 세종시민 등으로 구성된 ‘얼리 라이더 체험단’을 대상으로 정부세종청사 인근 약 4㎞ 구간, 3개 승하차 지점에서 약 2년간 운행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객이 차를 호출하면 국립세종도서관 앞에서 대기하던 자율주행차가 움직여 승객을 데리러 간다. 승객은 최대 2명까지 탈 수 있고 안전요원이 동승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시간은 매일 오전 10~11시, 오후 2~5시다. 차량 호출 및 예약, 요금 결제는 모두 ‘카카오 T’ 앱으로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서울 상암,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도 시범 운행되고 있다. 운행 노선과 탑승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고,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게 이번 서비스와 다르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는 탑승을 원하는 사람이 지정된 정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시간(15분 간격)에 호출할 수 있고, 이용 요금을 받는다. 요금은 1000원. 일상의 콜택시와 가장 비슷한 형태로 진화한 셈이다.

이번 서비스에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되 위급 상황에서는 탑승자가 제어할 수 있는 ‘안전모드’가 동시 가동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서울과 충북·세종·광주·대구·제주 등 전국 여섯 곳을 여객·화물 유상운송이 가능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했다. 이번 사업은 운행지구 지정 이후 나온 첫 실증 서비스다.
카카오 T “모빌리티 네트워크 구축”
이번 서비스는 국내 자율주행이 유료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 수준이 앞선 미국, 중국 등 자율주행 선진국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구글연구소가 세운 웨이모는 미국 피닉스 등에서 안전요원이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 디디추싱도 각각 베이징, 상하이에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외 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기반의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를 주축으로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모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자체 개발 자율주행차도 카카오 T 앱을 통해 서비스한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실 상무는 “국내외 여러 기업이 카카오 T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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