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장기 경제 회복세가 '스퀘어 루트형'이 될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한 뒤 계속 성장하는게 아니라 상당 기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종별 회복세 차별화도 이어질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세계 최대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지난 18일 이같은 결과를 담은 글로벌 기업 CEO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남미 등에 걸쳐 62개 기업 CEO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자의 61%가 경기가 루트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급격한 경기 회복 이후 한동안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V자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 이들은 응답자의 10%에 불과했다. 지난 3~4월 수준으로 경기가 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더블딥' 시나리오를 예상한 응답자는 2%에 그쳤다.
블랙스톤에 따르면 최근 회복세는 업종별 차별화 경향이 뚜렷하다. 이른바 K자형 회복이다. 블랙스톤은 "정보기술(IT) 등 소비자나 기업 활동의 변화에 따라 이득을 본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여행·접객업 등은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카쉬 멜와니 블랙스톤 사모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에 있어 섹터 선택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타격을 크게 받은 부문도 언젠가는 회복을 하겠지만, 지금은 주가가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사들일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남은 변수도 있다. 블랙스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더 널리 보급되면 보다 광범위한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랙스톤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각 기업 현금보유량이 기록적인 수준이고, 소비자 가처분소득도 강세라는 점은 내년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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