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캐나다, 미국 등 해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되면서 백신 확보가 늦어진 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 야권은 "정부의 무능으로 우리나라만 내년까지 거리두기를 할 판"이라며 공세를 펼치는 반면 여권은 "백신은 속도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최지은 더불어민주당 국제대변인은 21일 '한국 백신 전쟁 참패? 사실은 이렇습니다' 제목의 논평을 통해 "보수 언론과 야당은 호재를 만난 듯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며 정부의 방역 정책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과 같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정도 통제 가능한 국가들은 백신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및 안면 마비 증세가 소수 보고됐고, 미국에서는 모더나 백신 임상 참가자 일부가 후유증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나라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백신 부작용을 겪을 확률보다 커서 다른 선택이 없었다"며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OECD 국가 평균의 2.3%, 확진자는 3.4%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지 않느냐고 아우성치는데 백신은 전국민이 대상이므로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미국은 매일 신규 확진자 20만명씩 나오고, 백신 접종만이 유일한 방역 조치인 나라인데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나 안면마비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과도한 정부 흔들기는 방역 방해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야권은 "정부는 K-방역 자화자찬 속에서 백신·병상·의사 부족이라는 3무(3無) 상태를 만들며 방역 실패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현안 관련 입장문을 통해 "현 상황의 '게임체인저'라고 할 수 있는 백신은 언제부터 접종이 시작될지 모르는 답답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력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백신 문제를 직시하라"면서 "영국,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호주, 일본 등 우리가 알 만한 나라들은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을 확보해서 접종에 들어간다. K방역이 세계 표준이라고 으스대던 우리 정부만 무능·태만과 직무유기로 백신을 못 구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흑서' 집필에 참여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을 통과하지 못했고 백신의 방식도 효율이 떨어지며, 부작용이 더 심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교수는 "정말 웃기는 건 훨씬 안전한 화이자·모더나를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보건당국이 갑자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드는 것"이라면서 "자기들이 구한 게 그게 전부이니, 민망하더라도 그걸 칭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그(안전성이 중요하다는) 논리라면 안전성이 가장 높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구해야지, 왜 3상도 안 끝난 백신을 구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구입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정부는 FDA 승인 없어도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