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 여자 화장실에 이른바 '몰카'(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KBS 공채 출신 박모씨(30)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열린 박 씨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1심 결심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5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 구형 후 박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절대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많은 부분 자백하며 수사에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며, 언론을 통해 주변의 시선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족에게도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곳에서 나가면 반성하고 사죄하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KBS 공채 32기 출신 개그맨이다.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했던 박 씨는 2018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KBS 연구동에 있는 여자화장실·탈의실에 침입해 여성들이 용변을 보거나 옷을 갈아입는 모습 등을 촬영·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여자 화장실에서 칸막이 위로 손을 들어 올려 피해자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촬영하는 등 지난 4월까지 총 32회에 걸쳐 촬영하거나 촬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불법 촬영물 7개를 저장매체에 옮겨 휴대하기도 했다. 그는 몰카 설치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6월 경찰에 스스로 출석했다.
지난 10월 열린 1심에서 법원은 박 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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