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활고 탓?…보험사기 '사상 최대'

입력 2020-12-22 17:26   수정 2020-12-23 01:50

올 상반기에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과 인원이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식당 등 요식업 종사자나 일용직·무직자들의 ‘생계형 보험사기’가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이 범죄의 유혹에 넘어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4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늘면서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고 22일 발표했다. 보험사기 액수는 2018년 상반기 4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상반기는 4134억원으로 3.3% 늘었지만 올해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적발된 인원도 4만7417명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했다. 적발 인원도 역대 최다였다.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950만원이었다. 전체 적발 건수의 71%는 보험금 500만원 이하의 사기범죄로 드러났다.

보험사기의 90% 이상은 손해보험에서 발생했다. 자동차보험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자동차 고의충돌 등 고의사고는 28.3%, 자동차 사고 관련 피해 과장은 52.5% 증가했다. 자동차 사고와 관련해서는 병원의 과장청구(114억원)와 정비공장의 과장청구(32억원)도 각각 431.6%와 92.4%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허위입원이 3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장해와 허위진단은 각각 51.0%, 30.5%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허위입원이 감소했지만 보험금을 받아내기가 비교적 쉬운 허위장해와 허위진단 등 단발성 보험사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요식업 종사자의 보험사기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증가한 1144명이었다. 무직과 일용직도 22.9% 늘어난 921명으로 조사됐다.

채명균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보험사기는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소액이라도 사고 내용을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까지 포함된다”며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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