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지수가 3000시대를 새롭게 열 것으로 점쳐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한국판 뉴딜 정책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한경닷컴이 국내 11개 증권사를 통해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을 조사한 결과,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높은 3200을 제시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코스피가 2500~3050선에서 움직인 뒤 하반기 32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중앙은행(Fed)의 긴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이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코스피의 상방 요인"이라고 짚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완화되고, 가계 구매력 개선도 재개될 전망"이라며 "올해 경제활동 소득 감소분(평균 3.4% 역성장)의 70% 수준의 회복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내놓으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며 "경기 및 교역 회복 강도와 기업실적 개선폭도 중요한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의 실적이 늘어나고,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코스피 3000시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메리츠증권은 경기정상화와 신성장 산업에 기반해 2022년 코스피 순이익이 150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상승의 핵심은 기술 성장 산업의 확산과 기업 실적의 레벨 업에 있다"며 "코로나19 백신과 경기부양책은 보조적인 역할"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스피 전망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있다. 삼성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2850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상반기엔 2600~2800선을, 하반기엔 2700~2850선을 웃돌 것으로 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접종·보급이 지연되거나 확진자 억제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국 재정투자 시행이 지연되거나 파급력이 제한되고, 미중 통상마찰 가능성이 재점화되는 등 지정학적 부담이 다시 부각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도 상반기 코스피는 2500~2900 사이, 하반기 고점은 2700으로 각각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부양책 발표 이후에는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상방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실제 경기 회복이 가시화 되는 지 여부가 지수 방향을 좌우하겠지만, 경제 정상화가 즉각 이뤄지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백신 보급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지가 중요하다"며 "이는 경기 회복 및 기업이익 증가 속도를 좌우할 수 있고 통화정책 출구전략 시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승세를 꺾을 요인으로는 △금리상승 △공매도 금지조치 해제 등이 꼽힌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은 "내년 3~5월엔 코로나19 사태 1주년을 맞아 물가의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이는 금리 상승을 자극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며 "3월15일 공매도 금지조치 만료로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전략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하방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측면에선 한국판 뉴딜정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한국판 뉴딜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와 민간의 참여가 기대된다"며 "시장에선 정보기술(IT)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테마가 부상하고, 바이든 취임과 친환경 중심의 인프라 투자 정책이 이어질 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