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마사태' 쇄신대책 내놓은 국민연금, "인사 시스템 전반 혁신한다"

입력 2020-12-23 15:08  

≪이 기사는 12월23일(15: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대마초 흡입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공단이 고강도 쇄신대책을 내놓았다.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채용 과정에서 평판조회, 인성검사를 강화한다. 기금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실장급 이상 상위직 외부 채용을 확대하고 운용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파격적인 대책도 마련했다.

23일 국민연금은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한 고강도 쇄신대책'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9월 직원 4명의 대마초 흡입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지 96일 만이다.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9월 공단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이후 국민께 쇄신대책 마련을 약속했었다"며 "모든 임직원은 국민이 신뢰하는 기관, 일 잘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내놓은 쇄신대책은 크게 △공직 윤리 확립 △글로벌 전문성 강화로 나뉘어진다. 국민연금은 먼저 운용역 등 경력 직원 채용 시 전문성 검증 뿐 아니라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평판 조회를 강화하고, 신입 직원 채용 시 인성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성비위나 금품 및 향응 수수, 마약, 음주운전 등 '6대 비위행위'를 1차례만 저지르더라도 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한다. 징계처분 결과는 대내외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징계자에 대해선 승진 및 성과급을 제한하는 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공직윤리 확립과 더불어 기금운용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최근 비위 행위가 발생한 것과 별개로 기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먼저 기금운용 상위직에 있어 외부 전문 인재 영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자산군별 운용조직을 책임지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실장급에 내부 승진과 외부 수혈을 적절히 배분해 조직 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생각이다.

승진과 성과급 등 세부 인사 시스템에 있어 파격적인 개혁안도 내놨다. 성과급 배분에 있어 기존에 8대 2였던 조직과 개인의 성과 비중을 6대 4로 대폭 조정했다. 기본급 인상에 있어 최고와 최저간 차등폭도 3배에서 5배로 확대한다. 전체 승진 인원의 5%는 성과, 역량 우수자의 특별 승진으로 채운다. 현재 10%인 재계약 심사 대상자를 20%로 확대해 조직의 긴장감도 높인다.

2025년까지 전체 운용자산의 55%까지 확대되는 해외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뉴욕, 런던, 싱가포르에 있는 해외사무소의 직접 투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4년간 해외투자 전문인력을 200명 확대해 이 가운데 160명을 해외 사무소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해외 유수 연기금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교류를 활성화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적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전국민연금 도입을 추진 중인 이머징 국가과의 협력을 통해 제도·기금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투자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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