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높은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강남구(13.83%)다. 현대자동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사업 등 개발 사업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초구(12.63%)와 송파구(11.84%)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비(非)강남권도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의도를 품은 영등포구가 서울에서 세 번째로 높은 12.49% 올랐다. 여의도 접근성이 높은 강서구가 12.39% 올랐고,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서대문구(11.50%)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외 관악구(11.40%), 성동구(11.33%), 금천구(11.28%), 용산구(11.29%) 등 정비 사업과 교통망 확충이 진행 중인 곳도 많이 올랐다.
전국 시·도별로는 세종(12.38%)이 가장 많이 올랐고 다음은 서울(11.41%), 광주(11.39%), 부산(11.08%), 대구(10.92%) 등 순이었다. 세종시는 수도 이전 이슈로 집값과 땅값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내년도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은 충남으로 7.23%였다. 시·군·구별로 보면 강원 양양군이 19.86%를 기록하며 깜짝 1위에 올랐다. 서핑 문화 확산으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
국토부는 최근 4년간 공시지가를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2017년 4.94%였던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2018년 6.02%를 기록한 뒤 2019년 9.42%, 올해는 6.33% 올랐다. 내년에는 14년 만의 최대폭인 10.37% 올린다. 특히 2019년 13.87% 급등한 서울은 내년에 11.41%로 최근 10년 동안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이 상위 1~5위 표준지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보유세가 올해보다 30~40%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1위인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당 2억650만원) 소유주는 내년에 2억3149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보다 27.15% 늘어난 수치다. 두 번째로 비싼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당 1억9900만원)는 내년에 6억3636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올해보다 38.15% 급증한다. 3위인 충무로 2가 유니클로 부지(300.1㎡·㎡당 1억9100만원)도 올해보다 30% 늘어난 4억3645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상가 주인과 세입자 모두 힘든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급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상권 붕괴 등 부작용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석/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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