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한 명이 23일 또 사망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는 올해만 16명에 달한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발생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7월 롯데택배에 입사한 박모씨(34)는 이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입사한 지 불과 6달 만이다. 고인은 매일 오전 6시~오후 9시까지 하루 14~15시간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책위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고인의 사인은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또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사 이후 20kg이나 체중이 감소했다"면서 "키 190㎝에 몸무게가 110kg이었지만 일을 시작하고 90kg가 됐다. 고인은 사망 전까지 평소 250개 정도의 물량을 배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일했던 터미널에는 롯데택배가 약속했던 분류작업 인력이 전혀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이 매일 새벽 출근해 장시간 분류작업을 하고 자신의 물량을 배송하며 고된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 롯데택배는 택배 노동자에 대한 과로서 문제가 불거지자 △1000명 규모의 분류 인력 투입 △택배 자동화 설비 추가 도입 △택배기사 산재보험 전원 가입 등 과로사 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