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센터장들이 뽑은 내년 최고의 주식은? [여의도에 묻다③]

입력 2020-12-25 08:00   수정 2020-12-27 08:14



<i>[편집자주] '바닥 찍고 지붕킥' 올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전대미문의 2700선을 뚫은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800선 고지도 밟았습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년 목표지수를 3000 이상으로 끌어올린 가운데 소띠 해를 맞이하며 증시가 황소장(BULL MARKET)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국내 11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내년 국내외 증시 흐름, 주목할 종목 등을 짚어봤습니다.</i>

"국내에서는 차화반(자동차·화학·반도체)을, 미국은 IT(정보기술)와 신재생에너지 업종을 주목하라."

25일 국내 11개 증권사(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유망한 종목에 대해 입을 모아 이같이 추천했다.

올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실적 개선 선두에 자동차 화학 반도체가 자리하고 있고, 미국은 IT와 신재생에너지가 있다는 게 리서치센터장들의 판단이다.
삼성전자, 자타공인 '코스피' 주도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11개 증권사 가운데 10개 증권사가 최우선 투자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7만원을 돌파한 후 연일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5% 급등한 7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 5% 넘게 상승한 것은 지난 7월28일(5.4% 상승)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시가총액 규모는 464조4500억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에만 16.6%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3%)의 두 배에 달한다. 개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 올렸다. 개인은 이달 들어 1조6318억만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주가 상승 배경엔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특히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상속세가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삼성 계열사의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배당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센터장들은 배당 뿐 아니라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2~3년마다 돌아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내년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내년 견조한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업체로 내년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빠른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로나19로 멈췄던 기업활동이 재개되면서 반도체 서버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며 "내년 본격적인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0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7만9800원에서 이달 9만600원(10개 증권사)로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7만2000원선(22일 종가 기준)에서 움직이는 걸 감안할 때 앞으로 25%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낸 것이다.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차 등이 4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국면에서 이익 회복의 기여가 큰 업종(차화반)과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는 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 카카오는 3개 증권사의 호평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개선 기대와 경기 민감 업종의 대표 종목들"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삼성전기 삼성SDI 롯데케미칼 현대모비스 한화솔루션 HMM 컴투스 등이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센터장들은 내년 국내 증시는 '돈의 힘'으로 움직인 올해와 달리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펀더멘탈(기초체력)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형 테마주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목한 이유다.
코스닥도 IT 관련株 추천…美 주식 1순위는 애플
코스닥에서는 다양한 종목들이 선택을 받았다. SK머티리얼즈 천보 원익IPS 셀트리온헬스케어 스튜디오드래곤 JYP 메가스터디교육 KG모빌리언스 서진시스템 인선이엔티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2차전지 관련 부품주부터 게임, 온라인 교육주까지 다양하다.

센터장들은 내년에도 코스닥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센터장은 "반도체, 배터리 등 IT 관련 부품주들의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산업재 비중이 큰 코스피와 달리 건강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비중이 크다"며 "강세가 예상되지만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주식 가운데선 애플이 추천 1순위로 꼽혔다. 11개 증권사 중 4곳 센터장들의 선택을 받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아이폰 판매량 확대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매출도 늘어나면서 언택트 수혜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최근 전기차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설계한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4년 전기차 완성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전기차 시장 1위 업체 테슬라의 독주 체제도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솔라엣지(SolarEdge)와 인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를 꼽는 이들도 많았다. 솔라엣지는 태양광 전력을 전환하는 '인버터'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업체다. 인페이즈 에너지는 태양광 인버터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만들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수혜주로 기대된다"고 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추천을 받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공 건설지출 확대를 강조한 만큼 캐터필라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는 전기차 영역에서 가장 앞선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용되고 있다"며 "혁신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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