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팔아달라"…다급했던 중국 정부의 요청 [넥스트K]

입력 2020-12-24 09:30   수정 2020-12-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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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 씨앤투스성진의 중국 법인은 현지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마스크를 판매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당시엔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될 때였다. 1월 중순엔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가 봉쇄되고, 16개 도시가 자체 봉쇄령으로 외부 유입을 차단하는 등 어려웠던 시기였다.

하춘욱 씨앤투스성진 대표는 24일 한경닷컴과 만나 "지난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에 200만장의 마스크를 판매했다"며 "국내 미세먼지 수요에 대비해 축적해 둔 물량을 중국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에서 직접 연락이 온 이유는 현지에서 마스크 품질의 신뢰도를 확보한 덕분이다. 2017년 중국에서 출시한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율 95%를 나타내는 중국 KN95 인증을 획득했다.

그 뒤 2월 한국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800명대로 급증하자,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다. 급기야 3월엔 마스크 해외수출 금지까지 내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은 씨엔투스성진 이천 공장에 살다시피하면서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회사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공정개선으로 수요에 대응했다. 해당 공장은 두 번이나 증설을 진행했다.

마스크 수출 제한은 10월부터 해제됐다. 그는 "국내에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해외에서 마스크 공급을 요청했지만 국내 물량으로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물량 공급을 위해 해외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씨앤투스성진은 2016년부터 보건 마스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KF 인증 보건용 마스크가 미세먼지로 수요가 급증하자, MB(멜트브로운)생산 시설 및 보건용 마스크 생산시설을 확대했다. 2017년엔 '아에르'라는 자체 마스크 브랜드를 론칭했다.

자체 필터 보유로 '경쟁력' 우위…"안전성과 편의성 높인 마스크 제작"
필터를 개발한 회사인 만큼 빠르게 마스크 품질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씨앤투스성진은 차량용 필터 회사로 출발했다. 하 대표는 "국내 대형 자동차 회사가 사용하는 물량의 절반을 납품하고 있다"며 "필터는 미국과 유럽 등지로 수출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에어컨용 MB필터는 물론 공기청정기와 진공청소기용 MB 필터도 납품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MB필터를 생산한다는 게 회사의 강점이다. 그는 "MB를 직접 생산하는 곳은 우리와 3M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거의 없다"며 "MB를 자체적으로 제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MB필터에 기반한 경쟁력을 음식점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MB를 보유해 밀가루부터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칼국수집이라고 보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동이나 짜장면 국수 등 모든 메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 기계 원료를 그대로 사와서 주어진 레시피대로 만드는 업체와는 제품 제조 기술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정성을 높인 여름용 마스크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자체 MB필터를 생산해서다. 그는 "여름용 마스크도 KF80 수준에 맞췄지만, 기존의 KF80 보다는 가볍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며 "비말마스크는 효율이 50% 정도로 안전성이 염려돼 따로 생산하지 않았고, 별도로 KF80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달 출시한 '아에르 어드밴스드' 제품도 기존의 KF94보다 30% 성능을 개선했다. 하 대표는 "어드밴스드 제품도 원단 소재를 개선해서 만들 수 있었다"며 "MB필터를 활용해 각 기능에 맞는 마스크를 발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용 마스크를 제작한 경험도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그는 "대형 조선사에 마스크를 납품하고 있는데 각 조선사에서 사용하는 마스크의 절반 이상을 우리가 제공하고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 유해용액도 많은 열악한 환경인 만큼, 필터 효율도 좋을 뿐만 아니라 마스크 수명도 좋아야 한다"고 했다.

또 "오랜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지 않으면 공급하기 어려운 판매처"라면서 "10년 이상 시장에서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 브랜드K로 '홍보'…"마스크 수요, 꾸준히 이어질 것"
해외에서 K방역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아에르'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 대표는 "K방역이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어 브랜드를 소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회사 영업팀이 브랜드K를 활용해서 활발하게 해외에 홍보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에르 마스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중소기업 우수제품 공동브랜드 '브랜드K'에 선정됐다.

그는 "올해 전체 매출에서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마스크 수요 확대로 회사 실적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161억원으로 238% 급증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47.3%에 달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 대표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가 보건 방역에 대한 효과적인 도구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코로나 사태가 오래갈 것으로 예상돼 마스크의 중요성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내년엔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아에르 마스크에 대해 올해 유럽에서 CE 인증을 받았다. CE인증 제품은 △안전 △건강 △환경 △소비자보호 등 관련 EU 이사회 지침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은 절차를 밟고 있다.

하 대표는 "유럽, 미국의 경우 산업용과 보건용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 보건용도 의약품 수준으로 규격이 강화돼 있다"며 "품질이 우수한 만큼, 잘 활용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할랄 인증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경우 풍부한 인구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서 받은 것"이라며 "이슬람 문명권도 고려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꺼려지는 부분이 없도록 사전에 조치한 차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마스크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 대표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 마스크가 필요한 만큼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씨앤투스성진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1월 12~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9~20일엔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하며, 주당 공모 희망밴드는 2만6000원~3만2000원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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