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벤처 사업가이자 변호사인 앤드루 양(45)이 내년 미국 뉴욕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당선될 경우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시장이 된다.
양은 23일(현지시간) 뉴욕시장 선거에 나서기 위한 서류를 미국 선거 자금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직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3선 제한 규정에 막혀 내년에 또 출마할 수 없다.
뉴욕시는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 당선 확률이 매우 높다. 현재 뉴욕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쪽 인물은 3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경선은 내년 6월 열릴 예정이다.
양은 올해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에도 뛰어들었다 중도 하차한 적이 있다. 대만계 이민자 2세인 양은 뉴욕주(州) 출생으로 현재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모든 미국인에게 월 1000달러씩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세워 인기를 끌었고, 대선 경선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관계가 있는 뉴욕의 정치 전략가 2명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시장 후보로 나설 경쟁자가 너무 많은 게 걸림돌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택장관을 지냈던 션 도너번 외에 인권운동가 출신인 마야 와일리 변호사, 레이먼드 맥과이어 전 시티그룹 부회장 등도 출마를 선언했다.
양은 공직에서 일한 경험이 없지만 인지도와 기금 모금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다. 뉴욕포스트가 민주당원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이 다른 모든 후보를 제치고 선두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은 아이비리그 명문인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모는 1960년대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종사했다. 양은 그 영향을 받아 ‘벤처 포 아메리카’(VFA) 등 다양한 벤처 및 자선 사업에 종사해 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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