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라면 미국 정부에 이미 납품하고 있는 기업과 협력하는 게 유리합니다. 과거의 실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죠."(아브라함 숑 미국정부조달협회장)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 22~23일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조달시장 전문가를 초청한 '해외조달 ON택트 소통 강연'을 개최했다. 행사 첫날 연사로 참여한 아브라함 숑(Abraham Xiong) 미국조달협회(GCA) 회장은 원격으로 한국 중소기업들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미국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다. GCA는 미국 조달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을 돕는 기관으로, 미국 연방정부 및 주정부 기관, 2000여개의 현지 기업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숑 회장은 "미국 연방정부는 매년 5000억달러(약 550조원)가 넘는 규모의 계약을 민간 기업과 체결한다"며 "하루에 14억달러, 1초에 1만6000달러 이상이 거래되고 있는 미국 정부 조달시장은 한국 기업에도 열려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모든 한국 기업이 미국 정부와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현지 기업을 우대하며 정부 조달시장에 일정한 진입장벽을 두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미국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기 위해선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하청을 줘야 하는 등 규제를 받는다. 미국 내 소수민족이나 여성이 이끄는 회사는 계약 체결에 우대를 받기도 한다.
숑 회장은 이미 미국 현지에서 정부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과 제휴 관계를 맺으면 미국 조달시장에 진입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2개 이상 기업이 협업해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을 장려한다"며 "미국 정부와 이전에 계약을 체결해본 경험이 없거나 기업 실적이 아직 저조한 기업이라면 협업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숑 회장은 또 "한국 기업이 제품을 만들되, '화이트 라벨(기업명을 제거하는 방식)'로 미국 유통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면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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