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백신 보급+글로벌 성장 속도에 달렸다"

입력 2020-12-24 10:32   수정 2020-12-24 10:36


미 달러화가 내년에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그 절하의 속도는 코로나 백신 보급과 세계 경제 반등 경로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에서 손꼽히는 환율전문가인 얀스 노르드빅 엑스텐트데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달러의 궁극적 종착지는 가치 하락이지만 실제 진행될 때는 향후 몇 달 동안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얼마나 나쁠지, 백신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보급될 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드빅은 과거 노무라에서 환시장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이름을 날렸다. 그는 강력한 글로벌 경제의 반등은 달러 대비 다른 자산들이 매력적일 수 있음을 의미하지만, 봉쇄 장기화로 경제 정상화가 느려지면 달러가 예상보다 잘 버텨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는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급등했었다. 6개 주요통화 가치에 대비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의 경우 올해 3월20일 102.992까지 올랐다가 이후 현재까지 12% 이상 하락했다. 연초부터 따지면 7% 내린 상태다.

이는 경제가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이 유로화, 신흥국 통화 등으로 몰려가고 있어서다. 노르드빅 CEO는 "이런 흐름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 지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경로가 어떻게 진행될 지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 속에 미국은 다시 봉쇄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영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이 경제 봉쇄에 나서고 있다. 노르디빅은 "최근 발견된 영국의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 회복이 어떻게 펼쳐질 지에 대해 새로운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노르드빅은“달러 가치를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동인은 글로벌 성장"이라며 "미 중앙은행(Fed)이 과거 공식(성장이 빨라지면 긴축에 들어가는)에서 벗어난 지금은 아마 그 영향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미 경기가 회복된다해도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노르드빅은 그런 점에서 백신의 출시는 달러화 가치 흐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3월23일 달러 대비 최저치인 1유로당 1.0635를 기록했다. 이날은 1.2182에 거래됐다. 노르드빅은 "강력한 글로벌 성장 시나리오가 이뤄진다면 유로·달러환율은 1.25~1.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르디빅 CEO는 달러화가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점짐적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매우 강력한 균형재정을 갖고 있다. 또 수출도 잘되고 있으며 중국 국민들은 여행하기가 어려워지자 집에서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채권 시장에는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노르드빅 CEO는 "이들 요인들은 통화 강세를 부르는 강력한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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