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자영업자 폐업 위기…가진 거 다 팔아도 빚 못 갚는다

입력 2020-12-24 11:00   수정 2020-12-24 16:24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체를 운영하는 25만가구가 먹고 마시는 기본적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자영업 가구도 5만 곳에 이를 전망이다. 빚으로 버티는 영세 자영업자가 한국의 ‘약한 고리’로 전락하는 등 코로나19 충격이 집중될 전망이다.
빚으로 버티지만…폐업 위기 눈앞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가구(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계) 약 243만7000곳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구는 내년 말 10.4%(약 25만3400가구)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기란 예·적금을 깨고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아도 먹고사는 기본적 씀씀이와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이는 코로나19로 내년에도 자영업자 매출이 나빠지고 정부·금융회사가 소상공인에 대해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내년 3월31일 만료한다는 시나리오에 근거한 추정치다. 이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는 자영업가구 비중은 코로나19 직전인 올해 2월만 해도 2.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2월 7.5%까지 올라갔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 같은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동시에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자영업가구는 내년 말 2.2%(5만3600가구)로 치솟을 전망이다. 올해 2월 0.4%, 올해 말 0.9% 에서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자영업가구는 부채를 갚기 위해 대부분은 운영하는 가계를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 살림살이 나빠진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다. 매출 공백으로 부족해진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하면서 지난 9월 말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7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다.
좀비기업도 양산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 3분기 말 101.1%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10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3분기 말 가계부채(영세 자영업자 부채 등 포함)는 194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명목 GDP(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는 1918조8000억원에 달했다.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말 89.4%에서 2018년 91.8%로 90%대를 넘어선 뒤 지난해 말 95.2%로 뛰었다. 지난 3분기에 101.1%로 100%대를 돌파했다. 가계 빚이 급증한 것은 올들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매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계가 차입금 조달을 늘린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더뎌지면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이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한계기업)’도 한국 경제의 복병이다. 한은은 외부감사법인 2298곳 중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이 내년 39.1%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로 내년 기업 매출이 올해 대비 1.7% 줄어든다는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을 전제로 계산한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2018년 35.7%, 2019년 35.4%로 하락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7.5%로 상승했고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별 부도확률도 올해 1.41%에서 내년 1.59%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우려로 기업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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