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여된 백신은 지난 14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만 해당한다. 모더나 백신은 이달 21일부터 접종에 들어가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 속도라면 연내 2000만 명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긴 쉽지 않다.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게 접종 속도를 늦추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백악관 내 백신초고속작전팀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예상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내년 1분기까지 1억 명을 접종한다는 목표 달성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내년 4월엔 일반인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내년 여름 중·후반엔 전체 인구의 70~85%가 면역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는 화이자 백신 1억 회분을 이날 추가로 구입해 내년 7월까지 공급받기로 했다. 모더나의 긴급 승인 물량까지 합치면 2억 명이 맞을 수 있는 4억 회분을 확보한 셈이다. 백신 접종이 가능한 16세(화이자) 또는 18세(모더나) 이상의 미국인이 2억6000만 명이란 점을 고려할 때 대다수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미국은 백신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6·25전쟁 때 제정한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동원했다. 이 법엔 연방정부가 민간기업에 전략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다. 미 정부는 존슨앤드존슨이 소유한 제약업체 얀센이 개발 중인 백신을 내년 2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 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제약업체 머크와 내년 6월까지 최대 10만 개의 치료제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는 코로나19 치료제인 MK-7110을 개발 중이다. 머크가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기에 앞서 선구매에 성공한 것이다. 미 정부는 이 치료제를 확보하면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임상시험에서 머크 치료제가 투여된 환자는 위약 환자보다 60%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미국 주요 도시는 방역을 더 강화하고 있다. 뉴욕시는 모든 국제 방문객을 대상으로 격리 명령서를 발부하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탑승자는 주소와 연락처를 반드시 제출한 뒤 14일간 격리해야 한다. 위반 땐 하루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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