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삼성동 역삼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의 내년도 공시지가가 20%가량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성수동, 마포구 연남동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신흥 상권의 공시지가도 크게 오른다.
공시지가가 대폭 뛰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역삼동에서는 내년 토지 보유세가 40% 이상 오르는 곳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업무지구에서는 삼성동 역삼동 여의도동 등의 공시지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삼성동의 한 표준지(593㎡)는 공시지가가 올해 ㎡당 1800만원에서 내년 ㎡당 2155만원으로 20%가량 오른다. 이 표준지의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은 8%였다. 역삼동의 310.2㎡짜리 표준지 공시지가는 올해 ㎡당 2480만원에서 내년 3125만원으로 26% 오른다. 현대자동차 신사옥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등 개발 사업이 인근 땅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도동 표준지(992㎡)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1225만원으로, 올해 ㎡당 1025만원에서 역시 20% 정도 뛴다.
성수동 연남동 등 2030세대가 몰리는 인기 상권의 공시지가도 크게 오른다. 카페거리 등이 조성된 성수동1가 표준지(453㎡)의 공시지가는 올해 ㎡당 810만원에서 내년 ㎡당 974만5000원으로 20%가량 상승한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연남동 경의선숲길 주변에 있는 한 표준지(357.4㎡)도 내년 공시지가가 ㎡당 925만5000원으로 19% 오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신흥 상권으로 떠오른 성수동 연남동 망원동 등은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꾸준히 개발돼 땅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 사옥 등을 보유한 기업들도 세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부지(5773.5㎡)는 올해 보유세가 27억1173만원 수준이었는데 내년에는 17.75% 오른 31억9303만원을 내야 할 전망이다. 삼성동 현대백화점 부지(1만198㎡)는 올해 대비 공시지가가 12% 올라 69억7131만원을 보유세로 납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으로 늘어난 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올라 보유세 부담 역시 커질 게 확실시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상가·건물 공실이 속출하는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공시지가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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