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손 들어주자…'검찰 때리기' 고삐 죄는 與

입력 2020-12-25 17:16   수정 2020-12-2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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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상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다음달 출범시킬 계획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벌여온 여러 법적 분쟁에서 사법부가 번번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자 여당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연석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윤 총장 징계 효력을 중단시킨) 법원의 결정 내용을 따져보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의 엄중함은 인정했다”며 “(오늘 회의에서) 앞으로 검찰개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법원은 법원대로 (본안 소송 등) 절차가 남았고, 국회는 국회대로 검찰의 비위에 대한 재발 방지와 검찰개혁의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에 대한 2개월 직무 정지의 징계 효력을 중단시킨 전날 법원의 결정을 검찰개혁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날 민주당 회의는 전날 법원의 결정에 대한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가 이날 회의에서 법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대신 검찰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한 이날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개혁 추진을 위한 후속조치도 발표했다. 민주당 내 권력기관TF(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특위로 확대·개편했다. 위원장은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맡겼다. 최우선 논의 과제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다. 최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대해 “앞으로 검찰개혁에서 논의될 부분”이라며 “이 대표는 검찰개혁의 제도화, 중단 없는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의 조속한 실천 등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검찰권 남용,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 사법의 정치화, 검찰의 정치화 등 부분들이 우선적으로 개혁 내용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검찰 조직 내 기소부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검찰 내 조직을 분리한 뒤 단계적으로 검찰 수사권을 경찰 등으로 이관하는 방식이다. 김 원내대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벽하게 기관 대 기관으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가 안 되면 과도기적으로 검찰에 기소부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있다”며 “최근 검찰의 저항을 보며 그 반작용으로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권한을 견제할 공수처는 다음달 출범한다. 최 수석대변인은 “내년 1월 중 공수처를 구성하겠다는 당과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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