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부동산원 통계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 부동산 대책도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국민들로부터 정책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다. 실제로 그런 지적이 많이 제기됐다.
부동산원은 매주 아파트가격동향을 조사해 공개한다. 월별로는 아파트 외에 빌라 등을 포함한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발표한다. 같은 기관이 내놓는 주간 통계와 월간 통계인 만큼 비슷한 흐름을 보여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부동산원 통계상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10주 연속 0.01%씩 상승해 안정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동산원이 매달 발표하는 월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8월과 9월에 각각 0.42%, 0.27%였다. 주간 상승률 합계의 5배 이상인 셈이다. 민간 기관이 집계한 통계와도 차이가 크다. 부동산원은 12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이 0.03% 올랐다고 집계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37%로 10배 이상 컸다.
말 많은 부동산원의 통계에 대한 공식 평가가 이번주 나온다. 5년마다 국가 공인 통계의 품질을 진단하는 통계청이 그 주체다. 이미 한국경제신문(2020년 12월 14일자 A1, 8면)을 통해 “부동산원 통계의 표본 수가 적고 월간 통계와 주간 통계의 괴리가 크다”는 문제점은 일부 보도됐다. 통계청은 이런 사항을 포함한 부동산원의 통계에 대한 품질 진단 결과 보고서를 29일 통계청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부동산원의 통계에 대한 시정 요구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
이 보고서가 나오는 29일은 ‘슈퍼 화요일’로 불릴 만하다. 주요 일정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3차 재난지원금의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잇따라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소비자동향지수(CSI)와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포함한 ‘12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다음날 한은은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공개한다. CSI와 BSI 모두 11월에 전달보다 상승세를 보였지만 코로나 3차 확산을 반영한 12월 수치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날 통계청은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내놓는다. 실물경제의 종합 지표로 불리는 산업활동동향은 9월만 해도 생산·소비·투자가 6개월 만에 일제히 개선됐지만 10월엔 생산은 제자리걸음이었고 소비와 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31일엔 12월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수출입동향이 동시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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