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금융 앱이든 하나만 깔면 여러 금융회사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어느덧 시행 1년을 맞았다. 은행과 핀테크 회사에 이어 이제는 증권사와 상호금융, 우체국 등 비은행 금융사들까지 오픈뱅킹에 참여하면서 이용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쏠쏠한 금리 혜택을 주는 오픈뱅킹 전용 상품 등도 많이 나와 있으니 간편함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려볼 만하다.
1년 만에 9600여만 개 계좌
오픈뱅킹의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금융사 앱에서 전체 금융사 계좌 거래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신한은행 앱에서 국민과 하나은행은 물론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같은 증권사와 함께 농협, 우체국 계좌까지 한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앱 안에 있는 ‘오픈뱅킹’ 메뉴로 들어가 타행계좌를 직접 등록하면 된다. 다른 금융사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일괄 등록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앱에서도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모든 금융사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다. 수수료 없이 타행 송금도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시행에 들어간 오픈뱅킹의 이용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등록 계좌는 9625만 개, 조회·이체 이용 건수는 24억4000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 22일부터는 4개 상호금융조합과 13개 증권사, 우체국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나섰다. 상호금융은 새마을금고·신협·수협·산림조합, 증권사는 교보·미래에셋대우·삼성·신한금융투자·이베스트·키움·하이투자·한국투자·한화투자·KB·NH투자·메리츠·대신증권이 포함됐다.
오픈뱅킹 쓰면 금리 혜택 ‘쏠쏠’
현재까지는 가장 빨리 오픈뱅킹을 시작한 은행권에서 살펴볼 만한 전용 상품이 많다. 오픈뱅킹만 이용하면 일반적인 예금·적금보다 더 좋은 조건의 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신한 인싸 자유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타행 계좌에서 돈을 빼 해당 적금에 이체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이다. 1000원 이상 월 100만원 이하 적립식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1%에 오픈뱅킹 이용 동의 시 연 0.5%포인트를 더 준다.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계좌에서 해당 적금으로 출금 이체 시 입금 건별 연 1.0%포인트를 더 얹어준다. 최고 연 2.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지난 22일 기준 가입 계좌 수가 27만7686계좌를 돌파했다. ‘신한보너스정기예금’도 타행 자금으로 오픈뱅킹 가입 시 적립금을 얹어준다. 1000만원부터 5000만원까지 가입 금액에 따라 1만원부터 5만원까지 적립금을 이자와 함께 제공한다. 1년 만기 상품으로 적용금리는 연 1.65%다. 연말까지 오픈뱅킹 이용 동의 고객에게 연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 제공한다.
국민은행도 세 가지 상품에 대해 오픈뱅킹 우대 금리를 준다. ‘KB마이핏적금’은 오픈뱅킹을 등록하거나 첫 거래를 하면 금리를 높여 준다. 국민은행의 통신 브랜드인 ‘리브M’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THE주는리브M’ 적금에서 보너스 혜택을 제공한다. ‘KB맑은바다적금’은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세 상품에서 연 0.3~0.8%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자 받고 공익 활동도 덤으로
하나은행은 ‘하나원큐정기예금’과 ‘하나원큐정기적금’이 오픈뱅킹 혜택을 주는 대표적 상품이다.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0.8%에 우대금리 연 0.2%포인트, 특별금리 연 0.2%포인트를 더 준다. 적금은 기본금리 연 0.7%에 최대 연 1.3%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두 상품은 각각 22일까지 7만113개, 14만2444개 계좌가 팔렸다. 우리은행의 ‘우리WON모아예금’과 ‘우리WON모아적금’도 오픈뱅킹 이용 시 각각 연 0.9%, 연 1.0%포인트의 우대 금리가 주어진다. 적금은 최고 연 3.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공익 활동에 기여하는 상품도 있다. 농협은행의 ‘포디예금Ⅱ’는 상품 판매액의 0.1%를 공익기금으로 출연해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에 쓴다. 우대 금리 혜택은 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로 타행 계좌에서 출금해 오픈뱅킹 전용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금리 혜택이 가장 좋다”며 “연 1%를 받기도 어려운 일반 적금에 비교하면 쏠쏠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