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급등주를 찍어(리딩)준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OOO 수익플래너’라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가입했다. 몇 번 수익이 나자 운영자는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해외선물 거래를 제안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해외선물에 4000만원을 투자했지만 결국 1000만원 가량 손실을 입었다. 원금 상환을 요구했지만 운영자는 이미 연락이 두절된 뒤였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무인가·위장 금융투자업체가 성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한다고 28일 발표했다. 현재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금융투자업 관련 신고는 작년 139건에서 올해 495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활개를 치고 있는 ‘주식 리딩방’이 대표적이다. 리딩방 운영자들은 유튜브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곧 상승 가능성이 있는 ‘대박 종목’을 단체대화방에서 알려준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투자금을 자신들에게 맡길 것을 권유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해외선물 등 다른 상품 거래를 유도한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일부 업체는 회원자금을 동원해 특정 종목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후 회원들의 매매를 추가적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아예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자체 제작해 증권사와 실제 거래를 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인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인가 업자들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문자 등으로 안내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제도권 금융회사는 메신저 등을 통해 HTS를 배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런 무인가 금융투자업자의 홈페이지와 광고글 등을 적발한 실적은 올해 1105건에 달한다. 투자권유를 받은 경우에는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여부를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제도권 금융회사로 조회된 경우엔 대표번호로 투자권유 사실 여부를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금감원은 “‘소액 증거금만으로 해외선물 거래’ ‘수수료 면제’ ‘매입대금 10배까지 대출’ 등 광고에 절대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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