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소프트는 이미지 처리와 디지털 창구 시스템 등 비대면 솔루션(소프트웨어)을 국내 금융업체에 제공한다. 이 분야 1위 기업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이 회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정기 인지소프트 사장은 29일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솔루션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내년부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솔루션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반응이 좋다고 한 신기술은 광학문자인식(OCR) 솔루션이다. 이미지 시스템의 하나인 이 솔루션은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녹아 있다.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 인식률을 95%로 종전 대비 10%포인트가량 끌어올려 업무 처리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로봇자동화(RPA) 솔루션도 기대주다. 지역 은행 위주로 공급을 시작한 가운데 내년부터 시중은행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 사장은 “내년엔 RPA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하나로 묶어 업무 편의성을 더 높인 복합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선행 연구개발(R&D)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게 경쟁력”이라고 했다.
인지소프트 전 직원 90명 중 20명이 R&D 인력이다. R&D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연간 20%에 달한다. 그는 “회사가 30%대 이익률을 낼 수 있는 건 R&D 덕분”이라고 했다. 인지소프트는 올해 매출 약 200억원, 내년에는 250억원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엔 코스닥시장 상장도 추진한다. 7월께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시작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인지소프트가 2012년 코스닥 상장 소프트웨어 업체 모바일리더에 인수된 지 9년여 만이다.
인지소프트는 1999년 설립된 소프트웨어업체로 2001년 국내 최초로 이미지 인식 솔루션 아이폼(iForm)을 내놓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성장성을 간파한 모바일리더가 2012년 전격 인수했다. 당시 중소기업청이 인수합병(M&A) 자금 절반을 대는 ‘M&A 매칭펀드’ 1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정 사장이 2000년 창업한 모바일리더가 자본시장에서 ‘상장 모범생’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그는 “모바일리더가 상장 자금으로 인지소프트를 인수해 새 성장 동력을 마련했고, 다시 인지소프트가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는 등 상장 자금을 알차게 썼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돈은 큰 투자가 필요한 인공지능 부문과 우수 인력 확보에 활용해 기업 가치를 더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모바일리더는 상장 자금 일부를 케이뱅크에도 투자했다. 인지소프트는 최근 외환 송금업체 모인에 투자하는 등 두 회사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지소프트 최대주주는 모바일리더(지분율 80%)이며, 정 사장은 모바일리더의 최대주주(지분율 33%)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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